심사총평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두기를 장려하는 분위기에서, 사람이 사람을 만나야만 가능한 연극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걱정과 불안, 그로인한 반대가 충분히 예상되었기에, 이러한 상황에서도 청소년연극제가 열렸다는 것은 어찌 보면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때문에 연극제에 참가한 4개 학교 연극반 학생들의 열정과 자신감은 이미 모두 대상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이번 연극제에서 다섯 명의 심사위원은 배우들 간의 앙상블, 주제의 전달력, 공연의 창의성, 완성도, 창작여부를 기준으로 심사 하였습니다. 창작극에 가산점을 주기로 하였으나, 모든 참가작이 기존에 공연된 작품이기에 희곡선정과 각색을 고민의 중심에 놓았습니다.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희곡을 선택했는지, 각색의 결과가 청소년들이 공연하기에 적합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 것입니다. 또한, 본 연극제가 전국청소년연극제를 본선으로 한 예선의 성격을 띠고 있기에 추후 발전가능성을 심사에 고려하였음을 밝힙니다. 순위를 위해 예술작품을 계량화한다는 것은 항상 곤욕스러운 일입니다.
엄정한 심사를 위해 세부적인 평가기준을 세웠으나, 각 항목의 역할은 결국 공연의 전체적인 울림을 위해 내부적으로 작용하는 것들이고, 이들이 유기적으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극적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결국, 공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하는 고민의 흔적들이 관객에게 좋은 작품으로 전달됩니다. 연기자들의 발음, 발성, 자연스럽고 개연성 있는 몸짓, 소품선정과 활용도, 조명, 음악과 음향의 선택, 분장, 의상 등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하면 안 되는 것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상호작용을 하여 주제를 이끌어 가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기준으로 같은 시공간에서 한 편의 공연을 보더라도, 모두의 평가가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논의 과정에서 거의 비슷한 감정과 감동을 전달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대상작으로 유성여자고등학교의 <아파트 놀이터에서 생긴 일>을 선정하였습니다. 출연진들의 고른 연기력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최우수상은 호수돈여자고등학교의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를 선정하였는데, 공연 내내 심사위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 감동을 준 작품이었습니다. 최우수연기상은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고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에서 근주 역을 맡은 김근희를 선정하였습니다. 높은 집중력과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이 단연 돋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지독히 어수선하고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청소년연극제에 참여해주신 청소년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낍니다. 여러분의 참여로 2020년 대전광역시청소년연극제가 열렸고, 24회라는 역사가 이어졌습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 연극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선배연극인들은 그 과정이 어떠했을까를 짐작할 수 있기에 더욱 숙연해졌습니다. 수상자 모두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또한, 수상을 하지 못한 분들이 낙담할 이유는 없습니다. 대회는 항상 억지로 높낮이를 가려야하는 속성이 있고, 연극공연은 언제나 일회적이기 때문입니다. 연극을 준비하는 동안 여러분은 분명히 성장했을 것이며, 이 또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심사를 거쳐 제24회 대전청소년연극제 수상내역에 대하여
위와 같이 확인 함.
심사위원
참여해주신 모든 학생여러분과 응원을 아끼지 않은
학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제24회 대전청소년연극제 시상식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상장과 트로피 수령은 개별 연락을 통해 안내드릴 예정입니다.
대상을 수상한 유성여자고등학교는 11월에 치러지는
전국청소년연극제에 대전시 대표팀으로 출전하게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개별안내를 통해 확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