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대전창작희곡공모 수상 안내]
*해당 작품은 3년 간 대전 연극협회에서 저작권을 보유하며 해당작품에 대한 공연제작을 원할경우 대전연극협회로 연락 바랍니다(대전연극협회 042-223-0060)
심사위원 장 : 송 전 (배우,한남대학교 명예교수)
심사위원 : 남명렬 (무천배우, 이데일리 문화대상 심사위원)
선욱현 (극작가,춘천인형극제 예술감독)
● 심사평
대전연극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대전창작희곡 공모 사업이 십년을 훌쩍 넘어섰다. 그간 희곡상을 수상한 작품들이 각종 연극경연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었던 것은 이 사업의 효용성과 가치를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 된다. 이 상은 이제 대한민국의 새 극작가를 양성해 내는 중요한 등용문이 된 것이고, 그런 연유로 이번 공모 사업에 49편의 새 희곡 작품들이 응모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
심사자들에게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여러 작품들 중 수상작들을 골라내는 일이 매우 지난한 일이었다. 오랜 시간의 토론 끝에 심사자들은 희곡이 지녀야 할 장르적 원칙 즉 행동연계의 유기적 구성과 인물성격의 복합성과 다채성, 대사 형상화에 있어서의 신선함, 작품 안에 담긴 사건 자체의 시의성(時宜性), 작품이 구현하고 있는 주제의 시대적 울림, 작품의 무대실현 가능성 등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기로 하였다.
이런 기준에 입각하여 먼저 9편의 작품을 선정한 후 다시 집중 토의를 통해 「새엄마」, 「탄 내」, 「산책」 등 세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먼저 「새엄마」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한국사회의 많은 가정들이 경험하는, 병석에 누운 연세든 부모님들과 이별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족 구성원들 간의 여러 문제들을 등장인물의 다채로운 성격 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상황과 인간관계를 독특한 시각을 동해 언어적으로 형상화는 데 성공하고 있다. 특히 세상 떠난 모친의 모습과 성격을 구현한 ‘새엄마’ AI 로봇을 통해 부친을 보살핀다는, 어쩌면 곧 현실화될 수 있는 생활 방식 설정은 미래사회의 한 단초를 보여주었다. 희곡 「탄 내」는 학교 안 ‘왕따’ 현상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해당 세대의 언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왕따’의 시작이 미묘한 감정의 엉킴이며 관련된 작은 집단 구성원 사이의 권력관계가 이를 증폭 시키고, 그 집단 개개인의 심성 내부에 존재하는 이기적, 파괴적 본성이 상호작용하여 어떻게 한 개인을 짓밟게 되는지 실감나게 보여준다. 또 행동연계 흐름을 현재와 과거의 것들을 교직하며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창의적인 구성력을 구사하고 있다. ‘어느 독립운동가의 사랑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희곡 「산책」은 단재 신채호 선생이 벌인 독립투쟁 운동의 고독함과 개인적 삶의 고통을 동반해야 했던 아내 자혜의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다. 단재가 생명을 걸고 견지했던 노선 투쟁과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연인으로, 남편으로 또 가장이며 아이들의 아버지로 관계를 맺어야 했던 자혜의 고통 속의 사랑을 절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심사자들은 최종적으로 최우수 작품으로 「새엄마」를, 두 편의 우수작으로 「탄 내」와 「산책」을 선정했다. 그밖에 최종심에 오른 「호상」, 「달빛유희」, 「신윤복, 현대법정에 서다」, 「거울 속의 꿈」, 「술래잡기」, 「가면」 등 6개의 작품들은 제 각기 상당한 장점들을 지니고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사소한 이유로 수상 범위에서 제외되었다. 해당 작가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내며 추후의 분발을 기대한다.